촉촉하게 젖어드는 음악인 스팅의 영화음악들이 집결된 앨범

Sting At The Movies

어느날이었다. 은근한 바람의 이동을 감지하면서 영화를 보고나온 나로서는 영화속에서 흐르던 어쿠스틱 기타 선율이 깊은 여운을

남기면서 읖조리게 하였다. 띵-띠딩 띵-띠딩 하는 멜로디가 왠지 가슴을 시리는 듯하며 눈물이 핑 돌았다. 다행이도 그 눈물은 바람

에 실려 이내 모습을 감추었지만 나는 그때의 순간을 떠올리며 <Shape of my heart>를 지금도 즐겨 듣는다. 어떻게 이런 선율

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과 함께 말이다.

스팅(Sting), 이제 그 이름은 그리 낯설지 않다. 스팅의 존재를 모른다면 어디 당신이 음악 팬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는 1951

년 10월 2일 뉴캐슬의 웰즈엔드에서 태어났다. 본명이 고든 메튜스 서머(Gordon Matthew Summer)인 그는 카톨릭 가정에서 장남

으로 출생하였다. 그는 부모가 권장하는 브래태니커 사전을 암기하기 보다는(?) 14세 때부터 당시 최고의 악동이었던 롤링 스톤즈

와 비틀즈에 심취하여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당시 유명한 올갠 연주자였던 그래엄 본드가 이끌던 그룹 오르가네이션의 '조트 머니 앤 더 빅 롤 밴드(Zopt Money & The Big

Roll Band)가 행한 라이브를 본 후 스팅은 기타에서 베이스로 포지션을 바꾸어 연주하기 시작했으며, 그때 활동하던 애니멀즈 출신

의 기타리스트 앤디 서머즈와 친분을 갖게 되었다. 베이스를 만지기 시작한 그는 이내 16세 때부터 재즈 레코드를 들으며 베이스가

어울리는 재즈 음악은 물론이고 닥치는대로 모든 음악에 집념을 보였다. 결국 1969년에 와이요크 대학시절, 선상 밴드의 일종인 '댄

스 밴드(Dance Band)'에서 베이스 연주를 하기에 이르렀다. 1년 후 대학을 중퇴하고 그 지역의 재즈 그룹 '뉴 캐슬 빅 밴드(New

Castle Big Band)에서 재즈 베이스 주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1974년, 트레이닝 학교를 졸업한 후 그는 유럽 투어를 갖으며 레코딩을 시작했고, 그해 가을 자신의 밴드 라스트 에쿠스위트를 결성

하였다. 당시 배우였던 프랑시스 토메리와 사랑에 빠졌으며, 1975년에 들어서 여러 페스티벌과 TV에 출연, 호평을 받기 시작한 라

스트 에쿠스위트에서 컨셉트 앨범과 싱글들을 발표하였다. 드디어 76년 5월에 프랑시스와 결혼했고, 11월에 아들을 낳았다. 그후

그룹과의 의견 차이가 있으면서 그는 록 그룹 커브드 에어(Curved Air)출신의 드러머 스튜어트 코플렌드와 알게 되었다. 77년 1월

에 그는 마지막 공연을 갖고 그룹을 해산 시켰으며, 우리에게 친숙한 록 그룹 폴리스(Police)에 가담하였다.

그러나 그때부터 스팅은 딴 사람이 된다. 부인과의 별거, 모델 활동, 영화 출연, 드라마 출연 등 다양한 재능을 선보여가며 1981년 9

월에는 '시크릿 폴리스맨 아더 벨(Secret Policeman's Other Bell)'콘서트에 단독으로 출연하여 자신의 음악세계를 펼쳐보이기도

했다.

한편 81년 4월에 프랑시스가 딸을 낳았으나 스팅은 트라디 스텔라와 사랑에 빠지게되자 83년 초에 그녀와 정식으로 이혼했다. 동년

6월 영화 '듄(Dune)'에 관여했으며, 84년 제니펴 빌즈와 함께 열연한 영화 '더 브라이드(The Bride)'와 메릴 스트립이 열연한 '플렌

티(Plenty)'에 출연하여 화재를 모았다. 동년 말에 '밴드 에이드(Band Aid)'에 참가했고, 마일즈 데이비스, 다이어 스트에이츠 등의

앨범에 세션을 하면서 음악적인 기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85년에는 다큐멘터리 영화'A Band Is Born'을 발표했고, 87년에는 영화

'Gitmy Monday'에 출연하였다. 92년, '리쎌 웨폰(Lethal Weapon)3'의 주제곡 <It's Probably Me>를 당대 최고의 기타리스트 에

릭 클랩턴과 함께 작업하기도 했으며, 96년에는 영화 '레옹'의 마지막 엔딩곡을 연주하여 큰 반응을 얻기도 했다.

Album Review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스팅은 자신의 음악을 주제곡이나 삽입곡으로 담게 되는데 바로 그러한 요소들이 가득찬 옥석과도 같은 앨범

이 본작이라고 할 수 있다. 첫곡 <De Do Do Do, De Da Da Da>는 그의 록 그룹 폴리스 시절 히트곡중 하나로 영화 'The Last

American Virgin'에 담겨 있다. 재미있고 스피디한 반복 리듬이 영화의 익살스러운 요소와 잘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다. 계속해서 소

개된 영화 'Stars And Bars'는 88년에 공개된 미국 영화로 스팅의 초기 히트곡 중 하나인 <Englishman In New York>가 흐르

는데 깔끔한 영국 미술 전문가가 한 괴이한 사업가로부터 귀중한 르노와르 작품을 얻으려 조지아로 가게되어 만나는 백인 노동자,

갱스터들, 매력적인 여성들...로 이어지며 화면에 충격을 가한다.

위험한 연인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영화 'Someone To Watch Over Me'에 흐르던 스팅의 음악은 현란한 시각적 요소들을 부각시

킨 리들리 스코트 감독의 연출력에 기지를 발휘하는 톰 베린저, 미미 로저스 등의 열연이 더욱 돋보인다.

실베스타 스텔론 주연의 영화 '데몰리션 맨'에 흐르던 스팅의 음악은 기존의 아름다운 멜로디와 다른 뉘앙스를 전해주어 색다른 느

낌을 갖게 하였다. 역시 액션 영화이면서도 지극히 인간적인 부분을 강조한 '레옹(The Professional)'에 흐르던 음악은 마지막 장

면에서 카메라가 위로 올라가면서 녹색의 잔디밭에 묻혀있는 레옹의 무덤을 위에서 잡는 순간에 흘러나온다.

영화 '삼총사'에서 스팅은 로드 스튜어트, 브라이언 아담스 등과 함께 트리오로 주제곡 <All For Love>를 노래하여 빌보드 챠트 넘

버원 3주를 기록했으며 브라이언 아담스의 앨범속에 수록되어 있다. 이어 '네번의 장례식과 한번의 결혼식'에 나온 스팅의 음악은

<The Secret Marriage>로 은은한 이미지를 안겨주었던 그의 모습과 사뭇 다른 뉘앙스를 전해준 곡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방아쇠를 당겨라'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영화 "Terminal Velocity'는 스티븐 미첼 감독으로 영화 속의 긴장감을 스팅은 <This

Cowboy Song>으로 표현하고 있다.

명배우 멜 깁슨 주연의 '리쎌 웨폰 3'에 흐르던 음악은 스팅의 보컬과 엘릭 크랩튼의 초킹 기타 연주가 감칠맛 나는 <It's

Probably Me>가 흐른다. 스팅의 음색을 부각시킨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열연 덕분에 영화와 음악이

함께 성공하는 히트를 기록한 작품이다. 이중 스팅이 맡은 작품은 재즈 고전을 연주한 두곡이었다. 첫곡 <Angel Eyes>는 1953년

에 얼 브렌트 작사, 메트 테니스 작곡으로 아이다 루피노 주연의 서스펜스 영화 '제니퍼(53년)'에 사용되었던 작품이며 화면과 잘 어

울린다는 극찬을 받아 내었다. 두번째 곡은 <My One And Only Love>이다.

영화 '사브리나'에 담긴 스팅의 작품은 재즈적인 이미지를 전해준다. <Moonlight>이라고 명명된 이곡은 주인공역의 헤리슨 포드

의 연기가 오드리 헵번과 험프리 보가트의 원작보다 더욱더 은근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바닷속의 생물들의 모습들을 다큐멘터리 형

식으로 담은 기록 필름 'The Living Sea'에 수록된 <Fragile>은 기타 퉁김과 고기가 움직이는 모습을 연상하면서 감상하면 감상의

묘미가 베가될 것이다. 영화 '카피켓(Copycat)'에서는 <Murder By Numbers>로 작품의 이미지를 격상시켜 주었으며, 영화 '화

이트 스콜(White Squall)'에는 <Valparaiso>를 수록 많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글 : 하세민